동시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이야! 김개미 시인의 동시는 아이들의 호기심과 장난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동시를 읽다 보면 잠시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듭니다. 오늘은 김개미 시인의 동시를 같이 느껴보려 합니다.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오늘 아침 귀엽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귀엽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아주 멋지다는 거야
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 줬더니
자기는 많이 크지 않다는 거야
자기는 원래부터 컸다는 거야
말이 많이 늘었다고 말해 줬더니
지금은 별로라는 거야
옛날엔 더 잘했다는 거야
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
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
자기는 필요 없다는 거야
자기는 세발자전거를 나보다 더 잘 탄다는 거야
입을 열 때
밀가루가 나온다
입을 닫을 때
더 많이 나온다
무당벌레
무당벌레를 한참 바라보다가
눈을 꼭 감으면
무당벌레가 눈 속으로 쳐들어온다
눈 속 까만 도화지에 콩콩콩콩
빨간 도장이 찍힌다
자라가 조금만 목을 빼면
한눈에 알아보겠다
기린이 한껏 목을 빼면
누가 알아보겠어?
아침 먹고 가도
점심 먹고 가도
숨이 차게 가도
하루 종이 가도
발자국은 하나
낯익은 것들이 낯설게 보이는 신기한 경험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개미 시인의 동시집에는 이 시 외에도 재미있는 시가 아주 많습니다. 마음이 복잡해서 잠시 쉬고 싶을 때 김개미 시인의 동시는 다시 열어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지난 시절의 아이로 돌아가 운동장을 뛰어다니듯 팔짝팔짝 뛰는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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