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차이입니다.
한 해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유수입니다.
커다란 발로 꽃 발자국을 내며 뛰어다닐 봄이 기다려지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말라르메의 시 새봄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병든 봄이 아쉽게도 겨울을, 고요한 예술의 계절,
정든 맑은 겨울을 몰아내버리니,
침울한 피가 감도는 내 안에
무기력이 길게 하품하며 기지개를 켠다.
오래된 무덤처럼 쇠줄이 동여매고 있는
내 두개골 아래 하얀 황혼이 미지근하게 식어가고,
슬픔에 잠겨 나는 힘찬 수액이 으쓱대며 넘쳐흐르는 들판을
떠돈다, 희미하고 아름다운 꿈을 좇아.
그러다 지쳐, 나무 향기에 맥이 풀려 쓰러지네,
얼굴로 내 꿈에 구덩이를 파고,
라일락 돋아나는 따뜻한 흙을 씹으며,
깊은 수렁에 빠져 나는 기다린다, 내 권태가 고조되기를......
-그런데 저 창공이 웃고 있구나 산울타리 위에서,
저 많은 새들 꽃피듯 깨어나 해를 보며 지저귀고.
권태라는 수렁에 빠진 한 사람의 모습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삶이 선명해 질 수록 꿈은 희미해져만 가는 것 같습니다.
만약 꿈에 구덩이를 파고 씨앗 하나를 심을 수 있다면
무엇을 심고 싶으신가요?
김리윤 시인의 '전망들' 알아보기 (0) | 2024.04.02 |
---|---|
조은솔 시인의 시 ‘그라디바’ 알아보기 (0) | 2024.03.24 |
2023 현대시학 신인상 조은솔 시인 등단작 알아보기 (0) | 2024.03.24 |
김기택 시인의 시집 소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소' 알아보기 (0) | 2022.11.09 |
김기택 시인의 울음소리만 놔두고 개는 어디로 갔나 알아보기 (0) | 2022.11.08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