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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택 시인의 시집 소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소' 알아보기

공모전/좋은시

by 날마다 빨간옷을 입는 차이 2022. 11. 9.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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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차이입니다. 오늘은 어제에 이어 김기택 시인의 시를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수능시험에도 출제되었던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시와 '소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기택 시인의 소에 대해 "시집 소는 사물이나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과 새로운 명명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시인에 의해 낡은 존재를 벗고 사물의 편에 서 사물을 자라나게 하는 시인에 의해 사물의 의미는 바뀌고, 부풀리게 되어 세계는 풍성해진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김기택 시인의 눈으로 풍성해진 세계를 같이 감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어둠과 함께 방 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미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들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별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시인의 시를 읽고 있으면 내게는 없던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는 듯합니다. 소리들이 환하고, 소리가 새까맣게 떨어지고, 허파도 환해지는 새로운 감각 말입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귀를 열기만 하면 작은 풀벌레들의 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올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번에는 이시집의 제목과도 같은 소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말은 눈물처럼 떨어질 듯 그렁그렁 달려 있는데

몸 밖으로 나오는 길은 어디에도 없다

마음이 한 움큼씩 뽑혀 나오도록 울어보지만

말은 눈 속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

 

수천만 년 말을 가두어 두고

그저 끔벅거리고만 있는

오, 저렇게도 순하고 동그란 감옥이여.

 

어찌해볼 도리가 없어서

소는 여러 번 씹었던 풀줄기를 배에서 꺼내어

다시 씹어 짓이기고 삼켰다간 또 꺼내어 짓이긴다.  

 

수만 년 동안 인간과 함께 살면서 소는 무슨 말을 제일 하고 싶었을까요? 커다란 눈 속에 할 말을 다 담고 있다는 시인의 말에 소의 눈을 더 오래 보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 워낭소리라를 영화를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소에게 느꼈던 감정들이 시와 함께 밀려오는 듯하였습니다. 

 

오늘은 김기택시인의 소에서 두편의 시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에도 좋은시 준비해보겠습니다. 

이상으로 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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